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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다 이야기

사이다썰 : 신분증 검사 도 중 사이다썰

수년 전 캐나다에서 주유소 알바를 
뛰는데 손님이 와서 담배를 달라 하더군요 

지금은 어떤지 모르지만 그때 당시 
정부에서 내려준 가이드라인이 

"직원이 보기에 손님이 만 30세 이하로 보이면 
신분증 요구 가능함" 이었습니다
즉 직원 맘이라는 거죠

저 문구가 쓰인 포스터도 벽에 붙어 있었고요. 

원하는 담배가 있는 걸 확인한 후 
손님 얼굴을 보고 신분증을 요구했습니다. 
보통 신분증 가지고 실랑이하는 분들은 심해봐야 
짜증/투덜 정도인데 이 분은 말 그대로 버럭 
화를 내면서 소리를 지르더군요. 

옆에 매니저가 다른 손님 상대하고 있었는데 
둘 다 깜짝 놀라서 아무 말도 못하고 
그 손님만 쳐다 봤습니다. 

워낙 뜬금없이 버럭한터라 약간 멍한 상태로 
그 손님만 쳐다봤는데 한 15초가량 소리를 
지르면서 감히 어떻게 신분증을 요구하냐는 
투의 내용을 쏟아부었습니다. 

그리고 그 손님이 말을 잠시 멈춘 
사이 제 머리보다 입이 먼저 반응하더군요. 

"만약 내가 신분증 없이 팔다가
걸리면 내가 벌금 200불 
(벌금이 200불인지도 몰라요, 그냥 내뱉었어요) 
내고, 우리 사장도 200불 내야 되고, 담배 판매 중지 
먹고 난 이 일자리 잘리게 되는데
너한테 그만한 가치가 있다고 생각해?" 

제 입에서 나온 소리가 제 귀를
통해 뇌에 다다랐을 즘에 생각했죠 X 됐구나! 

다행인 건 그 손님도 너무 어이가 
없었던지 곧바로 신분증 제시하고 
(지갑도 아니고 주머니에서 바로 
꺼내더구먼 그냥 첨부터 내놓지) 

돈 주고 가더라고요. 

그 손님 가고 옆에 있던 손님도 가고 
매니저랑 단둘이 남으니까 매니저가 
조용히 저에게 "나이스"


PS: 그 이후로도 뇌보다 입이 먼저 움직이는 
경우가 종종 있었는데, 한국 갔을 때 도를 
아십니까가 와서 저한테 인상이 참 좋으신네요라고 
하시길래 정색하면서 "거짓말하지 마세요" 
하고 도망 온 기억도 있네요. 


 

WM 코멘드 :  너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?  < 이말 너무 통쾌해요 ~